‘너 말고 다른 연애’ 안은진이 사랑의 가장 뜨거웠던 순간과 가장 차가워진 순간을 한 회 안에 오가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었다.
안은진은 9월 13일 방송된 KBS 2TV 토일미니시리즈 ‘너 말고 다른 연애’(연출 황승기, 이가람/극본 유수지/제작 유니켐) 2회에서 10년 연애를 스스로 끝낸 직후의 이미도(안은진 분)를 연기했다. 헤어지자고 말한 건 이미도였지만, 정작 이별이 시작되자 가장 먼저 무너진 것도 이미도였다.
2회의 이미도는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텼다. 성인영화 촬영장 모니터 앞에서, 침대에서, 양치를 하다가도 눈물이 흘렀고, 노래방에서 이별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부르다 술에 취해 남궁호(서강준 분)를 행거로 착각한 채 잠들었다. 안은진은 이 장면들을 웃음과 안쓰러움이 뒤섞인 생활 연기로 그려내며 이별 직후 무너지는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그 와중에도 감독 이미도의 서늘함은 여전했다. 가족까지 들먹이며 합의를 종용하는 영화 제작사 측 변호사 한태승(이주안 분) 앞에서 핸드폰이 박살 나도 흔들리지 않는 얼굴, 상대의 차 앞유리에 벽돌을 꽂고 돌아서는 뒷모습까지. 안은진은 무너진 현실과 무너지지 않는 자존심을 한 인물 안에 공존시키며 이미도의 입체감을 살렸다.
2회의 백미는 두 사람이 가장 반짝반짝 사랑했던 시절로 돌아간 회상 신이었다. 이 시절의 이미도는 남궁호와 서로 애교를 주고받고, 촬영이 취소되자 그 길로 남궁호가 있는 연구소까지 달려갔으며, 전쟁 영화 촬영장 한복판에 시체 역으로 누운 채로도 입을 맞추던 여자였다. 안은진은 눈빛과 말투, 몸짓의 온도까지 바꿔 사랑밖에 보이지 않던 시절의 이미도를 살아 움직이게 했다.
무엇보다 이 회상 신은 두 사람이 어떤 사이였는지를 보여줬다. 촬영 현장에서 조감독 때문에 누명을 쓰고도 아무 일 없는 척 웃던 이미도가 남궁호의 한마디에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에서, 안은진은 이 남자만이 이미도의 슬픔을 알아봐 왔다는 사실을 오열 하나로 설명해 냈다.
그렇기에 현재의 이미도가 더 아팠다. 편의점 창가에서 다정한 연인들을 바라보며 자신들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고 되뇌는 내레이션은 회상 신의 반짝임과 정면으로 부딪히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사랑이 식은 이유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시청자가 그 온도 차를 몸으로 느끼게 만든 것은 안은진의 힘이었다.
이미도의 감정은 엔딩에서 폭발했다. 남궁호에게 우리에게 남은 미래는 서로를 미워하는 것뿐이라고 말하면서도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고백하는 모순된 마음을, 안은진은 목이 메는 것을 참아가며 한 문장 한 문장 내뱉는 목소리와 그 뒤에 숨은 두려움을 드러내는 눈물로 고스란히 전달했다. 그 뒤 갑작스러운 남궁호의 청혼에 깜짝 놀란 이미도의 눈빛이 엔딩을 장식하며 다음 회차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반짝반짝 빛나던 시절과 이별에 무너진 현재, 양극단의 감정을 한 회 안에서 오가면서도 안은진의 이미도는 단 한 순간도 다른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청혼을 받은 이미도는 어떤 대답을 할까. 안은진은 또 어떤 얼굴로 이미도의 마음을 보여줄까. 배우 안은진이 있어 ‘너 말고 다른 연애’가 더 기대된다.
KBS 2TV 토일미니시리즈 ‘너 말고 다른 연애’는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20분 방송된다.
사진 제공 = KBS 2TV 토일드라마 ‘너 말고 다른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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